권익 히어로

돈쭐난 사람, 바로 접니다

오인태 (사)선한영향력가게 의장

SNS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이 쉬지 않고 공유되는 세상이다. 온라인에서 활성화된 커뮤니티에 글이 한번 올라오면 뉴스에 보도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묵묵히 좋은 일을 해온 오인태 의장도 커뮤니티의 한 게시글의 영향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writing. 허승희   photo. 황지현

작은 관심이 피운 불씨

  • 오인태 의장을 처음 만난 곳은 강남구의 선한영양력가게 사무실이다.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인 걸 알긴 했으나 출입문을 열자마자 빼곡하게 진열된 기관들의 상장과 표창장이 그가 살아온 인생을 증명하는 듯했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사)선한영향력가게 의장 오인태입니다.” 그는 편안한 차림새를 한 채 자리에 앉아 간단히 자기를 소개했다. 동그란 안경테와 꾸밈없이 모자를 뒤로 푹 눌러쓴 모습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다가가기에 어렵지 않은 선한 인상이었다.
    처음 선한영향력가게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 2019년 6월이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파스타 가게에서 무료로 음식을 주다니. 어떻게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느냐는 물음에 그는 ‘분노’가 컸다고 대답했다. “뉴스에서 결식아동 급식 지원카드를 부정으로 사용한 공무원이 집행유예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당시 아이들에게 지원되는 금액이 터무니없게 적었는데, 그 비용마저 아이들에게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상급식을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뉴스를 보고 울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대부분은 그뿐, 이후의 일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다른 행동력에 원래 정의로운 사람이냐는 질문에는 웃으며 본인이 정의롭지 않단다. “그냥 남들처럼 화낼 일에 화내고, 기뻐할 일에는 기뻐하는 소시민입니다. 다만 그때는 장사가 잘될 때여서 아이들을 위한 무상급식 정도는 제 능력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 시작했죠.” 돈이 많든 적든 부를 나누는 건 어려운 일일 텐데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기꺼이 시작했다는 그의 말은 몸에 배인 겸손함일 테다.

  • 작은 관심이 피운 불씨1
    작은 관심이 피운 불씨2

가능한 만큼에서 가능성 발굴까지

사실 오인태 의장은 결식아동 무상급식인 선한영향력가게로 유명해지기 전에도 다양한 나눔 활동을 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위안부 피해자를 후원하는 아이템을 구매 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소방공무원에게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하는 등의 활동이 있다.
“‘진짜가 되자’입니다. ‘진짜’의 사전적 의미는 ‘본뜨거나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참된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의한 ‘진짜’는 ‘삶의 의미를 찾아 개척하는 것’입니다. 제 삶의 의미는 아이들을 비롯해 소외된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선에서 나눔과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을 뿐이죠.”
아이들을 위해 무상급식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를 덮쳤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모두가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언제나 본인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나 보다. 그는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어려운 이웃,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고 봉사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자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와 강연을 다니고, 새로운 사업 등을 구상하며 본인의 사업 내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 가능한 만큼에서 가능성 발굴까지1
  • 가능한 만큼에서 가능성 발굴까지2
  • 가능한 만큼에서 가능성 발굴까지3

선한 영향력으로 밝힌 미래

몇 년간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의 타격에도 그는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갔다. 아이들에게 언제든 밥을 먹으러 오라고 했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지금은 모든 제한이 해제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그렇지 않았다. 외식업계에서 오래 일한 경력이 있고, 직접 가게를 운영한 덕분인지 자영업자의 고충에도 공감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됐다고 해도 여전히 자영업자들이 힘들잖아요. 캠페인에 동참하는 사장님들은 돈을 벌어서 좋고, 아이들은 맛있는 밥을 먹어서 좋고.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그는 힘들었던 때를 회상하며 아이들과의 소통과 응원 덕분에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어떻게든 버티겠다는 일념으로 했습니다. 또 아이들의 응원 메시지와 기사를 보고 응원한다는 사람들의 댓글이 큰 원동력이 됐어요.”
한 손님의 게시글로 그의 선행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이런 착한 가게는 돈맛 좀 봐야 한다. 돈쭐내러 가자.’라는 댓글을 남기며 오인태 의장의 가게를 찾았다. 착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돈으로 혼쭐을 낸다는 뜻의 ‘돈쭐’이라는 재미 있는 신조어가 생긴 것 또한 그의 선한 영향력 덕택일 것이다.
“저를 포함한 많은 어른의 실수를 바로잡고 아이들을 비롯해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그립니다.” 인터뷰의 마지막에 그가 남긴 말이다. 아쉽게도 선한영향력가게를 있게 해준 파스타 가게는 잠시 운영을 중단했지만, 다른 방면에서 더 많은 이를 돕기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 바쁜 일이 마무리되면 다시 가게를 영업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가 만든 착한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주변에 ‘선한영향력가게’가 있다면 ‘돈쭐’내러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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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한 영향력으로 밝힌 미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