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시선
학교 밖 청소년, 그들의 가능성을 위한
따뜻한 시선과 지원
이미 굳어져버린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한창 자라는 아이들의 생각은 상상보다 더 유연하다. 학교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딱딱한 사고를 벗어나 교과서를 덮고 세상으로 나온 아이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부른다.
류명구 대구과학대학교 청소년교육지도과 겸임교수,
(전)대구광역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학교 밖 청소년, 그들은 누구인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학교의 위기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지속성장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을 불러오고 있다. 그에 반해 상대적으로 매년 6~7만 명 정도 발생하는 학교 밖 청소년이 증가하는 현상은 교육 및 복지 시스템에 여러 도전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인구학적 변화만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청소년의 요구, 그리고 그에 대한 지원체계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사회 속에서 대다수의 청소년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지만, 학교라는 제도권 밖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떠나며, 그들의 선택은 꿈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때로는 불가피한 상황에 의한 것이다. 최근의 경향은 기존의 학교 교육 방식이 자신의 삶의 목표와 부합하지 않거나, 학업 이외의 경로에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학교를 떠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를 떠났다고 해서 그들의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 아닌데도,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향한 사회적 시선은 그리 따뜻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학교는 청소년 사회화의 주요한 장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은 사회화 과정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유로 종종 사회적 소외 또는 위험군으로 간주되어 흔히 ‘비행’, ‘탈선’과 같은 단어들이 학교 밖 청소년에게 따라붙곤 한다. 이는 그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로만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 다수는 그저 자신의 길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다. 이처럼 그들이 학교를 떠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며,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직면하는 환경은 매우 불안정하다. 학교 밖 청소년은 보호와 지원의 공백 속에서 고독감과 불안감을 느끼며, 이로 인해 적절한 교육과 사회적 연결망에서 멀어지게 된다.
학교 밖 청소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의 필요성
학교 밖 청소년은 결코 실패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 또한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지지가 동반되어야 한다.
청소년기는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스탠리 홀(G. S.Hall)의 표현처럼 질풍노도의 시기(a time of storm and stress)로써 심리·정서적으로 대다수의 청소년이 겪는 불안정한 시기로 보아야 한다. 그 시기에 누구나 혼란을 겪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실수할 수 있다. 학교 밖 청소년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단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길을 선택했을 뿐이며, 그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해주어야 한다. 그들을 향한 비판보다는, 이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이 먼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은 필수적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220여 개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가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학습지원, 직업 교육, 심리 상담, 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재학 청소년 대비 교육적 복지 지원 등 사회적 안전망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무엇보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들이 문제아가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이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사회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들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들은 결코 사회적으로 실패한 자가 아니며 사회에 보탬이 될 한 명의 인재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는 캠페인과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 안에서의 배움뿐 아니라, 학교 밖에서의 경험도 삶의 중요한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사회적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길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의 사라진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이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가능성을 지닌 존재들이다. 그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사회는 그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정책적 지원을 통해 그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지원은 그들의 삶을 바꾸는 것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미래를 밝힐 중요한 투자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청소년이 학교를 이탈하고 있다는 것은 전통적인 교육시스템이 모든 청소년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단일한 교육 모델보다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적절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모델이 요구된다. 예를 들자면 대안학교, 온라인 교육, 직업 교육 프로그램 등이 있다. 또한, 보편적 관점에서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모두가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 즉 청소년이 학교에 있든 없든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환경과 자원을 사회가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학교 중심의 교육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 및 복지 모델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학교 밖 청소년들도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임을 인식하고 그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과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일 것이다. 그러니 부디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항상 관심과 사랑으로 주위의 아이들을 둘러보고, 성심껏 도와야 하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