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누군가를 기억해야 하는 날이 많다.
그중에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있다.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남들보다 조금은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우리 모두에게 기적을

박위 인스타그램
박위 유튜브 위라클(WERACLE)

박위는 2014년 불의의 사고로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전신 마비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했다. 그는 자신의 일상과 도전, 그리고 작은 성취들을 유튜브 채널 ‘위라클(WERACLE)’에 솔직하게 담아 내며 수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영감을 준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지혜와 긍정의 힘을 담고 있어 많은 구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다양한 캠페인과 사회 운동을 주도한다. 그의 활동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하며, 많은 사람이 그를 통해 장애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자 노력한다. 박위의 이러한 활동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사회가 더 포용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힘이 되어 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거나 강연자로 나서기도 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그의 진솔한 이야기는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준다. 그가 만들어 갈 긍정적인 변화는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눈

허우령 인스타그램
허우령 아나운서

허우령 아나운서는 14살이 되던 해에 시력을 잃었다. 눈이 쌓인 어느 겨울, 눈사람을 만들며 놀던 그의 눈에 강한 바람이 불어 눈을 스쳤고, 그날 저녁부터 시야가 점점 뿌얘졌다고 한다. 다음날 그의 세상은 온통 어두워졌지만, 매일을 눈물로 보내지는 않았다. 허우령 아나운서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소식과 유익한 정보를 전하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꾸준히 노력한 끝에 아나운서의 꿈을 이루었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과정은 그의 유튜브 채널 ‘우령의 유디오’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동안 채널 구독자들은 그의 도전을 끝없이 응원하며 격려의 댓글을 아끼지 않았고 그 응원에 보답하듯 KBS 제7기 장애인 앵커로 선발되어 당당히 뉴스에서 얼굴을 비추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KBS 뉴스의 보물이 된 허우령 아나운서. 그가 아나운서가 되는 해에 KBS1의 모든 뉴스가 수어방송이 진행되며 청각장애인들의 뉴스 시청도 더욱 수월해졌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뱉는 정확한 발음. 그리고 온 마음을 다 해 고심 끝에 써 내려간 듯한 문장들은 누구의 마음이라도 움직일 것만 같다. 허우령 아나운서는 방송 외에도 다양한 강연과 세미나에 참석해 장애인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이제는 KBS 뉴스 아나운서의 자리를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허우령 아나운서의 새로운 출발을 힘껏 응원해 본다.

세계 무대를 누비다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아이돌그룹 빅오션(Big Ocean)

세계 최초 청각장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Big Ocean)’ 은 지난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데뷔했다. 이들은 외모는 물론이고, 감성적인 가사와 남다른 춤선으로 데뷔한 지 1년 만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100만 명을 달성하며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종종 사람들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이 어떻게 아이돌이 되었는지 궁금해한다. 멤버들은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듣고, 스마트워치, 빛 메트로놈 등을 활용해 안무를 연습한다. 또 곡 녹음은 인공지능(AI)을 학습시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고 한다. 청력 기능이 모두 제각각인 세 사람은 여느 아이돌들처럼 칼군무를 완성하기 위해 남들의 수십 배는 더 높은 강도로 연습하며 몸으로 박자를 익혔다. 그 결과 1년 반이라는 짧은 연습 기간으로 완벽한 안무와 노래를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모두의 동작이 딱딱 맞아 쾌감까지 느껴지는 안무도 매력적이지만, 청각장애인 아이돌로서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안무 중에는 수어를 하는 구간도 존재한다. 숏폼 챌린지가 유행하는 요즘, 빅오션의 수어 챌린지도 여러 SNS를 타고 퍼지며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올해 4월부터는 유럽 투어도 진행하며 세계 스타의 수순을 밟고 있다. 그들의 데뷔곡 ‘빛(Glow)’에 나오는 ‘마주 잡은 두 손으로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가요’라는 가사처럼 손을 맞잡고 모두 함께 좋은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니 얼굴, 그대로가 좋아

정은혜 인스타그램
정은혜 작가

정은혜 작가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한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그는 그림을 그리기 전까지 방황의 시간이 길었다. 오래 헤맨 만큼 그의 작품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당신의 일상과 감정,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개최하며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2022년에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장애인 예술가로서의 삶을 통해 장애인의 자립과 문화 참여를 촉진하는 그의 활동은 장애인의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고, 그들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보탬이 되었다. 정은혜 작가의 작품과 활동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작업하는 덕분에 관객들은 그의 그림을 보고 왠지 모를 힘을 얻는다. 초상화를 그릴 때도 꾸밈 없이 모델 그 자체를 담아 내며 '니 얼굴' 그 자체가 좋다고 말한다. 언제나 사랑이 넘치는 그는 일이든 취미든 뭐든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권한다. 즐길 수 있는 일을 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인생 철학인 셈이다. 그래서 그가 하는 것 중에 싫어하는 일이 없다.
사랑도, 그림도, 일도 모두 자신이 사랑해서 하는 거란다. 장애가 있든 없든, 잘하든 못하든 좋아하는 걸 즐기면 우리는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