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 퇴근길 교차로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했다. 신호등이 바뀌어 직진하던 차를 맞은편에서 좌회전하던 차량이 살짝 들이받은 것이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상대방 운전자가 다가와 "괜찮으세요?"라고 물었지만, 처음 겪는 상황에 나도 모르게 "네."라고 대답을 하고 말았다. 상대방은 보험사를 부르자고 제안했지만, 큰 피해가 없기도 하고 당장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에 괜찮다며 거절했다. 상대방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길래 연락처를 따로 받지 않고 헤어졌다.
그러나 며칠 후, 보험사에서 날아온 통지서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상대 차주가 내가 자신의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았다고 주장하며 이미 보험금을 청구한 것이다. 그때 당시 너무나 당황했던 나는 사고 당시 증거 사진도 남기지 않았고, 상대 차주의 연락처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결백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나는 억울하게 보험금을 물어 줘야 했고, 이후로는 작은 사고라도 반드시 증거를 남기고 상대방과 연락처를 교환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순식간에 발생하는 교통사고에 놀랄 순 있지만 억울한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 항상 안전 운전에 유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니 혹시 모를 교통사고를 위해 운전자가 꼭 알아 두어야 할 체크리스트를 준비했다.

  • 가장 먼저 피해자의 안위를 살피고 구호 조치를 취한다.

  • 보험 처리 등 이후에 사고 당사자들 간 사고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스마트폰 등으로 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서면으로 기록한다.

  • 차끼리 사고가 났을 때는 사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긴급조치만 취한 후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차량을 옮긴다.

  • 사고 당사자끼리는 서로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운전면허증, 보험회사 등을 미리 확인한다.

  • 사고 목격자가 있다면 목격자의 이름과 주소를 파악해 둔다.

  • 경찰에 신고할 시에는 사고가 일어난 위치, 사상자 수 및 부상 정도, 손괴한 물건 및 손괴 정도, 그 밖의 조치 사항 등을 정확히 안내한다.

  • 교통사고 과실비율 산정 기준은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의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피해가 경미해 교통사고 당사자 간 합의를 마쳤다고 해도 합의 내용이 포함된 사실관계 확인서를 작성해 두어야 불필요한 분쟁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