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스스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편리하고 안전한 지능형 도시를 지향하게 되면서 길을 걷거나 버스를 탈 때마다 우리의 모습은 실시간으로 저장매체에 기록되고 있다.
범죄 예방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도입된 CCTV와 안면인식 기술은 이제 안전한 도시를 위한 필수요소가 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악의적으로 활용되어
“내 일상을 감시당하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함을 가지게 된다.
인공지능 신기술 또는 범죄예방 기술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의 사생활의 경계가 흐려지는 이 문제,
개인영상정보의 주체인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면서 공공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영상정보의 수집 · 저장 · 이용 · 제공 · 파기 전반을 관리하는 제도가 과연 적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

  • 영상정보처리기기(CCTV)의 확산과
    감시 기술에 대한 국민의 불안한 시선
    지능형도시의 핵심은 도시 전반에 걸친 데이터 기반 관리다. 가로등, 교통, 범죄 예방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센서와 카메라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은 이를 분석해 시민 생활의 편의성을 높인다. 특히 실시간 안면인식 CCTV는 범죄자 추적, 실종자 발견, 테러 예방 등 공공안전에 유용한 기술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효율성의 이면에는 또 다른 그림자가 있다. 시민들의 이동 경로와 행동이 지속적으로 추적되면서 ‘디지털 그림자’가 생성되고,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 모니터링과 사생활 침해의 경계 관리의 부족
    개인영상정보의 모니터링은 본질적으로 위험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범죄를 예방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영상데이터의 통제가 없을 경우 개인영상정보의 남용 또는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
    예컨대 안면인식 CCTV가 특정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과 만남, 행동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축적한다면, 이는 단순한 공공안전 확보를 넘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유럽연합(EU)은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생체정보 수집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국 역시「개인정보보호법」과 헌법상 기본권 보장의 맥락에서과도한 감시는 위헌적 요소를 내포할 가능성이 있다.
  • 국민 권익을 위한 법적 제도개선의 필요성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공공감시에 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CCTV 설치 및 운영은 목적 제한 원칙이 중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는 범죄의 예방과 수사, 시설안전, 화재 예방, 교통단속, 교통정보 수집 등 법에서 열거된 경우를 제외하고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공개된 장소에서 범죄 예방과 실종자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 외의 사적 활용이나 상업적 이용은 철저히 금지돼야 한다.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CCTV 행정 개선을 위해 골목, 창문 바로 앞, 베란다 등에 CCTV를 설치해 공개된 장소를 촬영하는 경우 신고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CCTV 설치목적 제한에 대한 적극적인 공공 행정이 요구되고 있다.
    둘째,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의견수렴 동의 절차가 강화돼야 한다. 국민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정보가 수집·분석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하며, 선택적 동의나 거부권 보장이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이를 위해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운영하는 민간기업도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관리 방침’에서 CCTV 운영, 담당자 연락처 등의 내용을 포함해 국가가 운영하는 기관에 등록해 국민이 이를 열람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일례로 드론을 운영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개인정보 포털에 입력해야 하는 법적 의무처럼 지역 내 공공과 민간에서 운영하는 CCTV 현황을 국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권장한다. 셋째,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및 운영 관리의 투명성 개선이다. 개인영상정보의 저장 기간, 접근 권한, 목적 외 사용 및 제3자 제공 이력은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설치안내판의 부착 여부 등을 독립적인 감리 · 감독기구를 통해 점검받도록 하는 안전조치 강화가 절실하다. 감독기구는 국가공인 영상정보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전문가로 구성하며, 이는 단순한 ‘형식적 법 준수’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권익 보장으로 이어지도록 하고자 함이다. 영상정보관리사는 영상정보의 수집, 보관, 이용, 제공, 파기 등 전 과정에서 법적 기준을 준수하며, 제도적 신뢰성과 현장 실효성을 함께 향상시키며 사생활 침해의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감독기구에 영상정보관리사가 참여하는 것은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투명한 감시 · 관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 공공안전과 국민기본권 보장의 균형 모색
    지능형도시는 결국 기술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두고 국민의 기본권을 확보해야 한다. 공공안전은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가운데서 보장될 때 비로소 실효성을 갖는다. 법적 기준과 절차 없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CCTV와 AI 모니터링은 신뢰를 잃고,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지능형도시 AI 감시 기술은 ‘안전조치를 전제로 한 기술혁신’이라는 전제조건 아래 운영돼야 한다. 기술 발전이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고, 공동체의 안전이라는 가치와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법 · 제도 · 윤리가 균형을 이루는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