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배우다
언제나 배움을 얻고자 하는 마음
불치하문(不恥下問)
우리는 보통 어른이나 학식과 덕망을 갖춘 사람에게 배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랜 삶을 살아온 노인도 고작 여덟 살 난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보고 배울 점이 있고,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도 자신의 제자가 던진 질문에서 배움을 얻기도 한다. 공자의 이야기를 통해 겸손한 태도와 올바른 배움의 자세를 알아보자.
writing. 허승희
부끄럼 없이 물을 용기
위나라의 공어(孔圉)라는 대부가 있었다. 죽은 뒤에 문(文)이라는 시호를 받아 사람들에게 공문자(孔文子)로 불리었다. 그는 평소 행실이 바르지 않았는데 어떻게 문이라는 시호를 받았을까?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은 공어가 공문자로 불리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아 공자에게 어찌 문이라는 시호를 얻게 되었는지 물었다. “그는 영민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했으며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과거 시호를 정하는 법을 살펴보면 문(文)은 부지런히 배우고 질문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내려지는 시호다. 공어는 본인의 아랫사람이든 누구든 자신에게 배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여 누구에게나 부끄러움 없이 질문을 던졌다. 공자는 공어에게 문이라는 시호가 붙은 이유가 배우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묻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태도 때문이라며,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신보다 잘났든 못났든 상관하지 않고 기꺼이 물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렇듯 아랫사람에게도 부끄럼 없이 묻는 것을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한다.
누구나 물음으로써 성장한다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신세대를 향한 기성세대의 걱정은 고전에도 기록되어 있으며 기성세대에 대한 신세대의 불만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는 ‘꼰대’라며 구시대적으로 사고한다 편견을 가진 신세대는 과거부터 전해오는 중요한 것들을 그들에게서 배울 수 없다. ‘라떼는 말이야~’라며 아랫사람에게 자신의 지식만을 전파하려고 하는 기성세대도 신세대가 가진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없다. 어른을 공경하고 예를 중요시하는 기조는 여전하지만, 과거에 아랫사람이 무조건 윗사람에 말에 따라야 했던 것과 달리 요즘은 아랫사람도 윗사람의 말에 의견을 제시하고 윗사람도 아랫사람에게 질문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는 불치하문의 태도가 사회에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회가 도래하면서 기성세대보다 신세대가 더 잘 아는 분야가 생겼고, 발전하는 사회에서 신세대에 비해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이 늦은 기성세대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점차 아랫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기성세대와 신세대는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를 가르치고 배워야만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아직도 두 세대의 갈등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조금씩 불치하문의 자세로 서로에게 묻고 배운다면 세대 간의 갈등은 해소되고 더욱 지혜로운 대한민국 사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