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오지랖
농촌과 행복을 잇다
대학생들의 로망, 이름하여 ‘농활’이라고 불리는 ‘대학생 농촌봉사활동’은 오래전부터 이어진 대학생 대표 봉사활동이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잠시 중단되었다. 농협중앙회는 농촌 인구 소멸의 문제를 해소하고 농촌의 생기를 되찾기 위해 지난해부터 농촌봉사활동을 시작했다.
writing. 허승희 photo. 농협중앙회, 참고_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낭만 가득 농활, 그땐 그랬지
농촌봉사활동은 1920년대 농촌계몽운동에서 시작되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이 활발한 시기에 농촌 인구의 계몽을 목표로 농촌에 있는 어린이와 여성, 문맹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고 농사 기술을 가르친 것이 시초다. 1930년대에는 ‘브나로드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되었다. 광복 이후에는 농촌의 근대화를 위해 계속 이어졌는데 1960년대 초향토개척단 운동이 나타나면서 사그라들었던 농촌봉사활동이 활기를 찾았다.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1970년대에는 사회운동의 성향이 강해져 농촌봉사활동에서 봉사를 뺀 농촌활동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당시 문교부에서도 대학생들의 농촌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전국으로 퍼져나갔으며 전국 대학을 총망라하는 연합체 활동이 전개됐다.
농촌봉사활동은 근로 활동과 분반 활동으로 나뉘는데 근로 활동은 직접 노동하는 봉사를 말하고, 분반 활동은 교육 봉사를 말한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를 농촌에서 일손을 도우며 노동의 가치와 농촌의 현실을 몸소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1980년대가 되면서 총학생회와 농민회가 주도해서 농민봉사활동을 이끌었는데 이때는 ‘농민학생연대활동’이라고 이름했다. 오랜 시간에 거쳐 농촌봉사활동은 대학생들의 대표적인 봉사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뜨거운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방학이 되면 청춘들은 농부들을 돕기 위해 하나둘 농촌으로 떠났다.
농촌에는 활력이 필요해!
대한민국은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의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5년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넘으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2030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25.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령인구가 대부분인 농촌의 상황은 어떨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에 따르면 농촌의 고령화율은 2020년에 23%, 2022년에 25%로 이미 초고령 사회다. 고령 인구만이 남은 농촌은 소리 없이 소멸하고 있었다. 농촌의 고령화의 다음 단계는 당연히도 저출생이다. 청년층이 이탈하면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사라지며 농촌 인구는 점점 줄어든다. 고령 인구는 농업 활동을 이어나가기 어려우니 점점 농업 인구가 적어지는 것이다.
농촌에는 활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생기 넘치는 청년층의 유입이 절실하다. 그렇기에 청년들이 농업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있도록 농촌에 대한 인식 개선과 농촌 지역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되었던 ‘대학생 농촌봉사활동’의 부활 소식에 농민들이 이렇듯 기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농업을 직접 경험하기 어려웠던 도심의 대학생들은 농촌봉사활동을 통해 농업인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농부의 노력을 이해하게 되면서 농촌과 농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농협과 청년이 이룬 행복농촌
농협중앙회는 중단되었던 농촌활동을 지난해부터 재개했다. 지난해 진행된 ‘돌아온 농활’도 수많은 대학생의 관심으로 농민들을 웃음 짓게 했기에 올해의 활동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6월 24일 농협 본관에서 도시와 농촌을 잇고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알리고자 ‘희망농업 행복농촌 서포터즈’ 발대식을 개최했다. 희망농업 행복농촌 서포터즈는 농촌 소멸에 대응하고 다양한 유형의 직·간접적 국민의 참여를 이끄는 가교가 되어주기 위해 구성되었다. 농협은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앞장서서 활동을 주도하며 국민은 서포터즈가 되어 활동에 참여한다. 또 서포터즈로서 농협의 활동을 지지하고 정부와 함께 농촌 관계 인구 증가에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
희망농업 행복농촌 서포터즈 활동은 서울의 8개교 대학생들이 모여 포문을 열었다. 여름방학 시작과 동시에 경희대, 단국대, 동국대, 상명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숭실대 등 대학생 300여 명이 전국 8개도의 8개 농촌 마을로 흩어져 3박 4일간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발대식에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포함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등이 참여해 대학생 서포터즈를 응원했다. 강호동 회장은 “희망농업 행복농촌 서포터즈가 농촌과 국민을 잇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우리 농촌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농협도 변화와 혁신을 통해 희망농업 행복농촌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서툰 솜씨지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눈빛이 일렁인다. 더운 날씨에도 대학 동기, 선후배와 연대해 손수 농사를 짓고 지친 농민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준 대학생 서포터즈의 활동을 이어받아 우리도 농촌으로 봉사활동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곳에서 흘린 우리의 구슬땀은 농촌에 다시금 희망의 싹을 틔울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