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돋보기

정신병동 간호사·환자 이야기 속 불편한 현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다은(박보영) 간호사는 내과 3년 차에 정신병동으로 전과해 병동의 다양한 환자들을 친절로 환대한다. 그러던 중 다은 자신이 정성을 다한 한 환자의 자살은 다은에게 청천벽력으로 다가온다. 다은은 어떻게 이 청천벽력에 대처해 회복의 길로 나아갈까?

writing. 이원무 칼럼리스트  
photo. 넷플릭스

한 환자의 비극적 결말

  • 모든 환자들을 친절로 대하는 정다은이 일한 정신병동엔, 게임과 현실을 오가는 김서완(노재원)이 있었다. 서완의 꿈속에서는 다은이 자신의 마력을 회복할 영약을 줄 중재자다. 다은은 그런 시완을 정성으로 대했다. 그는 공무원 시험에서 7번 낙방한 공시생이었지만 다은의 따뜻함에 다시 공시를 준비하며 상태가 좋아지더니 잠시 병원의 외출 허가를 받는다. 외출에서 후배를 통해 공시의 어려움을 느꼈는지 병동에 돌아와선 공시 준비에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병동에선 고민 끝에 외래 치료를 지속하자며 서완을 퇴원시킨다.
    다은을 다시 만난 서완은 공부 때문에 근처 병원에서 치료받겠다고 말하고 다은과 헤어졌지만, 어느 날 다은에게 전화하더니, 차 한 잔을 하자고 제안한다. 다은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제안을 거절했고, 이 말에 답답함을 느껴선지 서완은 옥상으로 올라갔는데 그곳에서 망상을 본 후 자유를 느끼며 옥상에서 떨어진다.

비극적 결말로 마주한 위기와 회복

다은은 내색하진 않았지만 서완의 자살로 큰 충격을 받았다. 어느 날 친구 송유찬(장동윤)과 노래를 부르더니, 힘듦을 고백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다은은 수간호사에게 허락받고 잠시 일을 쉬게 됐지만, 서완의 자살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다은 모(황영희)의 노력이나 다은에게 청혼하러 간 동고윤(연우진)의 정신과 진료 권유도 효과가 없었다.
빨간불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 자살하려는 다은의 모습을 보자 다은 모는 깜짝 놀라 다은을 보호병동에 입원시켰다. 다은은 병동에서 나가겠다고 했고 약을 먹으면 정신질환자임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에 몰래 버렸다. 이를 본 간호사는 주치의에게 약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라고 했으나 다은은 약을 왜 먹어야 하냐며 항변했다. 이후 다은은 주치의 지안(공민정)과의 만남에서 자신은 병동 환자들과 다르다고 말한다. 지안은 다은의 자살 시도에 운전자가 화내던 모습을 떠올리며 그 시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지 않냐고 묻는다. 다은은 자신이 환자임을 인정했고 지안은 다은에게 용기를 주었다. 다은은 주치의 치료에 협조하며 회복한 끝에 보호병동에서 퇴원한다.

  • 다른 환자분들 모두 평생 사회생활은 못하고 집안에서만 계셔야겠네요.
    방금 보호자님께서 하신 말씀 모두 환자분들이 병원에서 나가면 들어야 되는 얘기들입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우리끼리는 그런 말 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두려움과 혐오에 대처하며

어느 날 유찬의 치킨집에 방문한 다은은 우연히 정신병동에 입원했던 다은을 간호사로 쓰고 싶겠냐는 말을 듣게 된다. 더구나 자신이 입원했던 보호병동 내 한 환자가 자신이 근무할 정신병동에 전원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자신의 병동 입원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다은은 출근하지 않았다. 그때 수간호사 송효신이 다은의 두려움을 풀어주었다.
정신과 치료받은 사람이 간호사를 하기 어려울 거라는 다은의 말에 효신은 다은이 무슨 범죄자냐며 다은을 비난할 권리는 없다고 했다. 다은이 민폐 끼치기 싫다고 하자 효신은 문제 생기면 그때 해결하자며 다은을 격려한다. 격려 속에 다음날 다은은 정신병동에 다시 복귀했다. 다은의 정신병동 입원 사실을 알게 된 보호자들은 환자인 다은이 간호하면 안 된다고 시위한다. 효신이 마련한 자리에서 한 보호자가 아픈 사람이 사회생활 하는 게 욕심인 거 같다며 다은을 비난한다.
“다른 환자분들 모두 평생 사회생활은 못하고 집안에서만 계셔야겠네요. 방금 보호자님께서 하신 말씀 모두 환자분들이 병원에서 나가면 들어야 되는 얘기들입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우리끼리는 그런 말 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효신은 정신질환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니 본인은 아닐 거라 장담하지 말라며 보호자들을 꾸짖는다. 이후 다은은 정신병동 생활에 원활하게 적응한다.

드라마에 등장한 현실을 지나치기엔

정신병동에 입원한 적 있는 간호사를 병동에 고용해선 안 된다는 보호자들의 시위를 생각하면 답답함이 느껴진다. 오히려 입원 경험으로 인해 정신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의 마음을 더 잘 돌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질병이나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간호사 고용에 반대하려는 보호자들 모습은 장애인을 차별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연상돼 씁쓸한 기분이 든다.
더군다나 고등교육이나 직업교육 시 정신장애인들에겐 합리적 변경(Reasonable Accommoda-tion)이 없어 좋은 일자리를 가질 기회가 희박하다. 공무원 시험 등에 합격해야만 그나마 적절한 생활 수준이 기대되지만, 그것조차도 정신장애인 관련 합리적 변경이 없기에 합격률이 낮다. 공무원 시험 합격에 실패한 서완의 자살은 능력주의가 팽배한 경쟁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그들의 현실을 다시금 마주한 느낌이다.
얼마 전 정부에서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세부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사회의 경쟁과 스트레스로 자살 문제 등이 심각해 범국가적 대화와 교육제도 개선, 낙인과 편견에 대한 대처를 당부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교육·훈련하거나 입시 위주의 교육체계를 철폐하겠다는 등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급성기나 응급상태에 있는 정신장애인의 강제입원을 방지할 비강압적 방안이 미흡하고 정신장애를 이유로 변호사, 의사 등을 할 수 없는 등의 결격조항 폐지계획도 없다. 또 정신장애인 복지형 일자리 및 정신장애인 특화형 고용모델 개발도 일반고용시장으로 전이될만한 성격보단 실업률 해결 성격이 짙어 정신장애인에겐 괜찮은 일자리로 보기는 어렵다.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구성원은 당사자 1명 만이 있을 뿐, 정신장애인의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그렇기에 더욱 드라마에서 나오는 서완의 자살과 다은이 겪은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을 지나치기엔 어려운 구석이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캠페인에는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제도적 장벽과의 상호작용 관점에 다양성을 중시하는 내용으로 장애인식 개선교육을 재구성하고, 이를 훈련 수준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교육한다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번 정부의 계획이 정신장애인의 욕구와 선호, 의지를 고려하고 이들의 존엄성을 증진하는 관점이 반영되지 못해 우려스럽지만, 향후에는 이런 관점을 반영한 정책으로 자살률 1위 불명예 탈피는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의 정신건강이 증진되는 행복한 사회가 펼쳐지기를 바라본다.

* 이 기사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