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BF 잘함

예술적 감수성으로 덧입다
문화도시 원주 뮤지엄 여행

치악산의 넓은 품에 안긴 원주는 영서지방의 중심 도시답게 사통팔달의 요충지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 원주를 가리켜 “한양의 사대부들이 이곳에 살기를 즐긴다.”라고 했을 정도로 원주는 문화에 앞선 도시였다.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한 원주에서 예술적 감수성에 빠져보자.

writing & photo. 임운석 여행작가

건축과 예술의 만남, 뮤지엄산

건축과 예술의 만남, 뮤지엄산

‘뮤지엄산’은 산속에 터를 잡았다. 하늘과 가까운 곳이다. 청명한 하늘과 맑은 공기는 덤으로 챙겨갈 수 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인 셈이다. 웰컴센터를 지나 플라워 가든에 들어서면 탁 트인 전망과 도시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지는 하늘이 가슴을 뻥 뚫어준다. 그 가운데 마크 디 수베로의 ‘제라드 먼리 홉킨스를 위하여’라는 빨간 강철 빔 조각이 서 있다. 강직해 보이는 모습이 사마귀 같기도 하고 일본 무사의 투구처럼도 보인다. 먼발치에 하얀 수피를 반짝이는 자작나무가 예술품을 지키는 수문장처럼 위풍당당하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면 일상과는 완전히 담을 쌓듯 구별된 공간이 나온다. 약 800만 톤의 물이 담긴 워터 가든이다. 언뜻 보기에 뮤지엄 본관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것이다.
뮤지엄산은 물, 빛, 돌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물을 이용해서 지은 것 같지만 자연과 건축물이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도록 설계되어 예술작품으로 인정받는다. 설계자는 미니멀한 노출 콘크리트 건축의 대가 ‘안도 다다오(Ando Tad-ao)’이다. 그는 독학으로 건축을 배웠을 정도로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로서 당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건축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본관 외부는 철옹성처럼 견고해 보인다. 그사이에 작은 창을 내어 건물 내부까지 빛이 들도록 했다. 그래서 자연채광만으로 건물 내부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실내에는 종이와 인쇄술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물과 기획전, 상설전이 열린다. 아이들이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가벼운 식사와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으니 둘러보자.
다시 밖으로 나오면 봉긋한 무덤처럼 생긴 스톤 가든을 마주한다. 안도 다다오가 신라 고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석재로 마감해 딱딱하고 경직될 것 같지만 부드러운 곡선미가 일품이다. 스톤 가든의 하이라이트는 제임스 터렐의 대표 작품을 볼 수 있는 특별 전시장과 명상관이다. 제임스 터렐의 작품은 착시와 왜곡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았다.
마지막 관람 코스인 명상관은 안도 다다오가 뮤지엄산 개관 5주년을 기념해 설계했다. 명상관은 돔 모양으로 만들어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잡념을 떨쳐버리고 한 가지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자연소리 명상’, ‘보이스 명상’, ‘쉼 명상’ 등 상설 프로그램이 있다.

문학적 감성이 깃든 곳, 박경리문학공원

아파트에 둘러싸인 박경리문학공원은 삭막한 도심에 문학적 감수성을 덧칠하는 쉼이 있는 공간이다. 공원에는 박경리 문학의 집과 작가의 옛집, 그리고 소설 《토지》의 한 장면을 옮겨놓은 것 같은 용두레벌, 홍이동산, 평사리마당 등이 조성되어 있다.작가의 집에 들어서면 넓은 마당과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가운데 고양이와 함께 햇볕을 쬐는 작가의 동상이 여행객을 반긴다. 좀 더 알찬 관람을 위해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하는 해설 시간을 이용하길 바란다. 사진 한 장과 문장 한 구절에 얽힌 작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다. 특히 작가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옛집은 해설사와 동행이 필수다.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해오던 작가의 성품이 집안 구석구석에 남아 있다. 무엇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출입을 금했던 집필실까지 모두 돌아볼 수 있으니 작가의 집필 과정까지 엿보는 것 같아 느낌이 남다르다.

  • 문학적 감성이 깃든 곳, 박경리문학공원
  • 문학적 감성이 깃든 곳, 박경리문학공원

전통 한지의 맥을 잇는 곳, 한지테마파크

  • 전통 한지의 맥을 잇는 곳, 한지테마파크
  • 조선시대 강원감영이 있던 원주는 인쇄 문화가 발달했다. 원주에 한지테마파크가 들어선 이유도 거기에 있다. 2010년에 문을 연 한지테마파크는 한지역사실과 기획전시실로 나뉜다. 한지역사실은 종이의 역사부터 한지 제작과정과 여러 도구를 함께 전시한다. 한지로 만든 다양한 생활 한지공예품도 볼 수 있어 흥미롭다. 기획전시실은 한지를 활용한 다양한 예술작품을 선보여 한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한지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작은 한지 제작 틀을 이용해 직접 한지를 떠보는 한지 뜨기와 한지를 찢어서 붙여 내가 원하는 액자를 만드는 한지 그림 캔버스 액자 만들기가 아이들에게 인기다.

뮤지엄산
  • 10:00~18:00(17시 입장 마감)
    휴관일: 매주 월요일
  • 통합권 대인 46,000원, 기본권 대인 23,000원
  • 유아차/휠체어 진입 가능, 장애인 주차구역, 무장애 편의시설
  • 무료
  • 033-730-9000
박경리문학공원
  • 10:00~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및 추석 연휴
  • 무료
  • 유아차/휠체어 진입 경사로, 장애인 주차구역, 무장애 탐방로
  • 무료
  • 033-762-6843
원주한지테마파크
  • 09: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및 추석 연휴
  • 입장료 무료, 체험 프로그램
    (한지 뜨기 체험 4,000원~8,000원)
  • 유아차/휠체어 진입 경사로, 장애인 주차구역, 무장애 탐방로
  • 무료
  • 033-734-4739

원주 식도락 여행의 팁

원주를 대표하는 음식 4종이 있다. 관찰사 옹심이라 불리는 감자옹심이, 어린 뽕잎에 들기름과 간장을 양념한 뽕잎밥, 과즙이 많은 치악산 복숭아를 갈아 치악산 한우를 숙성시킨 복숭아 불고기, 통째로 삶아 간 미꾸라지에 고추장을 풀고 채소를 넣어 끓인 원주 추어탕이다.

  • 원주 먹거리 3종 세트

    황남빵
  • 까치둥지

    맛을 극찬하는 후기들 덕분에 번호표를 받고 대기해야 하는 원주 대표 맛집이다. 알탕 먹으러 원주에 왔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알탕에 진심이다. 깊고 개운한 국물과 푸짐한 알과 곤이에 환호하는 손님도 있다. 1인 주문도 가능하다.

  • 교리김밥

    뽕순이밥

    현지인들이 찾는 숨은 맛집이다. 뽕잎이 들어간 밥과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차례 낸 반찬이 맛있다. 특히 뽕잎 장아찌에 돼지고기를 싸 먹으면 환상적이다. 뽕잎은 미네랄과 아미노산,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구수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 쌈밥정식

    장군본가

    복숭아 불고기는 원주 특산품인 치악산 한우와 치악산 복숭아를 사용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1인 여행자라면 복숭아 불고기 도시락이 좋다. 5가지 산나물이 들어간 밥과 복숭아 불고기, 복숭아 피클 등 맛깔스러운 반찬으로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