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오지랖
당신의 지팡이가 되어드릴게요
세종도시교통공사 승하차 도우미
우리네 자식들 먹여 살리느라 열심히 살아온 탓에 당신 몸 챙기지도 못한 어르신들. 시큰거리는 무릎으로 오를 버스 계단을 바라보면 넘지 못할 뜀틀 같기도 하다. 세종도시교통공사에는 그 마음을 이해하고 먼저 손 내밀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
writing. 허승희 photo. 세종도시교통공사
웃지 못할 그들의 속사정
이족보행을 하는 인간이라면 무릎 관절의 이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무릎 관절은 체중의 부하와 보행 충격 등으로 점점 약해지게 된다. 오래 살았다는 건 그만큼 신체도 많이 사용했다는 것. 관절염은 노인들에게 흔한 질병이다.
대중교통에서 그토록 한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욱신거리는 무릎 때문에 제대로 서서 중심을 잡기 어려워,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옆 사람을 잡거나 기대어 지탱하게 된다. 불편할 걸 알기에 안 하려고 해보지만 내 몸이 마음 같지 않아서 서러울 때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걱정하는 질환 중 두 번째가 관절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 발병의 걱정 이유로는 생활 불편, 삶의 질 저하가 높은 순위에 있었다. 무릎 관절이 약해지면 걸음이 느려지고 욱신거리는 관절 때문에 계단이 두려워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는 등 일상 생활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세종 어르신들의 든든한 버팀목
세종도시교통공사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한 특별한 사업이 있다. 바로 승하차 도우미 활동이다. 승하차 도우미는 장날에 맞추어 공사 임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매월 3회 실시하며, 이용자가 많은 읍면 정류장 및 버스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짐을 싣고 내려주는 등 시민들의 안전한 대중교통 이용을 돕는다. 세종에서는 장날만 되면 붐비는 조치원 세종전통시장과 대평동 금남대평시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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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부터 시작된 승하차 도우미 활동으로 2019년 대중교통발전 모범기관으로 선정되어 국토교통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고 이러한 활동으로 보여준 사회적 약자 배려, 주민참여, 지역사회 공헌 등의 모습이 우수하게 평가되어 행정안전부가 첫 번째로 진행한 지방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단됐던 승하차 도우미 활동은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을 위해 2022년 12월 다시 재개되며 자원봉사 및 시민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민관이 함께하는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2024년 승하차 도우미 활동은 3월 14일부터 시작되어 어르신들의 봄나들이를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 세종도시교통공사 도순구 사장은 “공사가 세종시 대표 공기업으로서 승하차 도우미 행사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지팡이가 되어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히며 승하차 도우미 사업의 지속적인 활동으로 지역민들에게 힘이 되어줄 것을 약속했다. -
함께하면 더 즐거운 동행
승하차 도우미 활동은 시행 첫해인 2018년 7월 6,700여 명의 승하차를 도우며 이용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직접 경험한 어르신들은 고맙다는 칭찬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승하차 도우미는 세종시 교통 서비스를 이용하는 교통약자의 안전사고 예방과 이동 편의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조치원 조치원읍 및 금남면 등 세종시 전통시장을 지나는 노선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되며 오전, 오후 집중시간대에 2~3시간 활동한다. 버스 한 대 당 승하차 도우미 두 명이 배정되어 2인 1조로 합을 맞추게 된다. 중식 제공 및 봉사 활동 시간 인정 등의 혜택이 있어 세종시 학생들의 참여도 많다. 학생들은 도우미 활동을 통해 약자 배려와 이웃과 함께 사는 삶을 배우고 있다.
본격적인 봉사 활동 전 지정 장소에 집결한 뒤 승하차 도우미 유니폼을 착용하면 봉사 준비 완료다. 탑승 차량을 확인하고 버스를 탑승해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도와드리면 된다. 봉사 활동을 마친 후 승하차 도우미 활동 일지를 작성하는 것까지가 활동의 마무리다. 모두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시간을 내 남을 돕는다는 것은 더 큰 성장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돕고 싶었지만 쑥스러워 실천하지 못했던 지난날은 잊고, 세종도시교통공사 승하차 도우미로 봉사의 첫걸음을 떼어 보는 것은 어떨까.


